어둠탐사기록

양은 요원(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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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등장인물

 

상위 문서: 양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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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개요
        2. 과거
        3. 본편
              3.1. 1부
              3.2. 2부
        4. 소실

 

1. 개요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의 등장인물 양은 요원의 작중 행적에 대해 서술하는 문서.

 

2. 과거


자세한 내용은 양은 요원 문서의 입사 전 문단을 참고하십시오.

 

3. 본편


3.1. 1부


김솔음과 처음 대면하는 최 요원의 입을 통해 언급된다. “아, 한 명 더 있는데. 오늘 연가라서, 음. 다음에 소개해줄게!”

“후배님이었지?”
“네 눈은 속일 수가 없다니까.”
“그닥 숨길 생각도 없었잖아.” ㅡ 147화.

 

얼굴 없는 장터에서 처음 등장. 거래를 끝낸 김솔음이 귀가하고 최 요원 시점으로 전환되는데, 의미심장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그와 같이 골목길을 걸어 나간다. 물론 당시에도 대화하는 모습만 언급되어 제대로 된 등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193화를 기준으로 다시 생각하면 두 사람이 김솔음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미미한 떡밥.

“아, 후배님! 이야기는 재관이한테 대충 들었으니··· 필요한 건 통성명인가?”
그리 말하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여성이 내 어깨를 툭툭 토닥였다.

“코드네임은 양은. 여기 무뚝뚝 청동 요원의 선배이자··· 우리 팀의 에이스 율 요원의 선임이기도 하지.”
“아, 안녕하십니까. 저, 포도 요원이라고 합니다···!”

“에이, 양은 선배님~ 하고 편하게 불러도 괜찮은데.”
음, 기억에 없는 요원명이다. <어둠탐사기록>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지만··· 묘하게, 누구랑 비슷한 넉살을 가진 사람···.
하지만 최 요원과 가까운 인물 중에 저런 사람은 없었는데? ㅡ 149화.
“소중하게 대해줘. 그 아이가 앞으로 네 오른팔이 되어줄 소중한 파트너니까.” ㅡ 149화.

 

정확한 나잇대를 가늠할 수 없어 보인다. 말하는 투를 보아 비교적 젊은 인상. 허리 기장까지 오는 흑발에 투명한 유리빛 눈동자. ···그리고, 다른 눈은 검은색 오드아이. 그래, 이쪽도 만만치 않은 사연과 부연의 소유자라는 건 잘 알겠다. 뭐, 여차저차 사정이 있겠거니. 류재관이 김솔음에게 초롱을 대여하기 위해 내려온 초자연장비등록실에서 제대로 등장한다.

 

양 눈을 잃은 뒤 호롱과 많은 시간을 지내다시피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양은 요원에게 김솔음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고자 따로 안내를 부탁한 것이었다. 류재관 옆에서 초롱에 대한 작은 설명을 덧붙이며 전형적인 친근한 선배다운 모습을 보인다. “솔직히 말이야, 처음에 놀랐어. 부끄러움 많은 청동 요원이 이런 부탁을 할 줄은 몰랐거든.” 하고 웃기도. 류재관이 정색하며 “쓸데없는 사족은 생략하십시오.” 덧붙이는 건 덤이다.

 

여기서 김솔음의 감상평. ‘아, 그러고 보니 <어둠탐사기록> 상에 최 요원에게 소중한 동료가 있었던 것 같기도. 그가 등장하기 한참도 전에 죽어서 회상으로 지나가는 캐릭터지만 말이다.’ ‘뭐랄까, 여러모로 최 요원과 비슷한 사람이다.’ 정도. ‘운전 잘 하고 와~’ 하고 배웅하는 모습을 끝으로 걸어간다.

 

이후 반짝반짝 용궁 정기 탐사 에피소드에서 다시 등장한다. 다른 요원들과 같이 ‘어르신’에게 제사를 올리고 도깨비 장난으로 어려진다. 공식적인 괴담 진입 루트를 통해 무사히 용궁으로 진입한 현무 1팀. 약 2일 동안 탈출 가능한 아이들을 수색 후 나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임무. 하나 그런 아이들을 찾는 건 여느때와 같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려진 탓에 있는 그대로 의사를 표출하는 김솔음과 쓸데없는 감수성이 더해져 양은 요원을 포함한 요원들을 금세 눈물바다가 되고 결국 하루 정도를 더 남아 수색하기로 결정한다. 최 요원과 양은 요원, 김솔음과 류재관, 정신마저 어려진 해 솔.

“모든 걸 알면서 기만하는 건 재밌었어?” ㅡ 158화.

 

둘로 나뉘어 활동하게 되고, 자신이 신입 요원이던 시절, 오래전 파형(破刑)급 재난 속에서 순직한 동료가 사실 살아있고,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보내진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다. 처음은 부정, 그리고 체념. 마지막으로 분노. 반짝반짝 용궁, 아니. 인어 무덤이라 불리는 곳에서 재회한 망령. 자신이 알던 것과 무언가 달랐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조금, 많이. 최 요원과 양은 요원, 두 선임 요원의 얼굴이 굳어진다. 묻고 싶었다. 왜? 네가 왜 거기 있느냐고. 시민들에게 헌신적이던,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은 전부 거짓이냐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동료로 생각하긴 했느냐고.

 

최 요원은 알고 있다. 양은 요원을 각별히 여기던 선임 요원이 어떤 이들에게 죽었는지. 백일몽 주식회사, 허구나 다름없는 소원권에 미친 인간 말종들을 모아두는 사이비 단체. 그리고 최 요원이 아는 것은, 유가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눈시울이 붉다. 굳이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허리춤에 들린 검에 손을 올렸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늘 저를 지켜주던 검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마음만 먹으면 휘두를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껴서. 왜? ‘죄인’을 심판하는 검이 배신자를 해칠까 봐?

 

심란한 마음만 가지고, 어떤 소득도 없이 맞이한 다음날.

“양은 요원.”
“두고 볼 거야?”
“진정해. ···우선 생각을 좀 해보자고.” ㅡ 161화.

 

서둘러 류재관, 최 요원과 재회하고 복귀하고자 하나 순간 예상치 못한 이들을 마주한다. 어린아이 눈에만 보이는 화려한 장식과 동물 가면. 호롱의 능력을 빌려 그 본모습을 꿰뚫은 양은 요원과 썬캐쳐를 통해 같은 모습을 확인한 최 요원. 백일몽 주식회사. 곧바로 새끼 인어인 척 다가가 기습, 백일몽 주식회사와 본격적인 대치에 들어간다. 최 요원이 진나솔을 노리는 사이 백사헌에게 곡도를 던졌다. 상황은 금세 개판으로 치닫으나 상대는 대인전에 능숙한 현무 1팀. 비록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해도 몸에 밴 습관대로 능숙하게 가격을 피한다. 비처럼 쏟아지는 작두. 자유자재 곡예하는 곡도.

 

상황이 악으로 치닫는 찰나 새로운 변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쩌면 파형(破刑)급. 새로운 재난일지도 모르는 존재, 검은 고양이.[각주:1] 그것의 등장으로 전투는 일단락되고 잠시나마 백일몽 주식회사와 함께 협력하기로 약조한다. 숨 막히는 분위기, 검은 고양이의 긴 인도 끝에 찾아낸 소라고동. 아이들을 치료하고 무사히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낸다. 그리고 다시 조우한 막내 요원, ···김솔음은 어째서인지 괴담에 심하게 오염된 상태였고 그런 그를 먼저 내보내고자 시도하지만 실패. 결국 오염된 포도 요원을 살리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백일몽이 말한 탈출정의 위치로 이동한다.

“저 자식들···!”
작게나마 촉수에 스친 팔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ㅡ 162화.

 

탈출정을 탑승하기 위한 조건, 아이들을 모두 살릴 수도 있을 거라는 가능성. 하지만 순간 난입한 감염의 군체. 젠장, 이를 으득 갈고 중얼거린 양은 요원은 역시 도깨비불 호롱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시야를 가려낸다. 최 요원이 도깨비집을 불러와 괴이를 몰아내는 사이 아이들의 꼬리를 자르고 챙기는 양은 요원. 그 찰나 꽁무니 빠지게 탈출정으로 달아나는 동물 가면을 쓴 자들을 보고 작게 욕을 지껄인다. 괴이와 맞서면서 아이들을 전부 챙기고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그렇게 눈빛이 가라앉는 순간 다시 나타난 검은 고양이, 파형(破刑) 추청 재난. 그것이 시간과 빌미를 벌어준 덕에 무사히 상황을 정리한다.

 

도깨비 장난을 떨쳐내고 여전히 울고 있는 아이들을 안아들어 탈출정에 탑승한다. 허리춤에 걸어둔 곡도를 꺼내 최요원을 낚아채는 건 덤. 순간적으로 날이 사라지고 연한 줄 형태로 변한 곡도, 아니. 채찍처럼 보이는 무언가 최요원을 감싸 탈출정으로 끌어들인다.[각주:2] 양은 요원도 최 요원도 이런 식으로 합을 맞추는 게 한 두번이 아닌 듯 크게 놀라는 다른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에 반해 능숙히 상황을 재정비하고 대화를 나눈다.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니들 공무원이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ㅡ 167화.

 

어떻게든 아이들을 꼬드겨 백일몽에 남기고자 안간힘을 쓰는 곽제강에, 최 요원과 류재관이 실랑이하는 사이 일어나 뒤늦게 설득에 동참한다. 양은 요원이 숨겨둔 호출기를 통해 초자연 재난관리국에 지원 요청을 하고, 어둠 탐사를 나갔던 D조F조가 복귀한다. 이때 현무 1팀과 채서령 사이 미묘한 시선이 오가는데 그 진실은 추후 더 자세히 풀리게 된다. 때마침 이자헌이 아이들을 화장실에 데려가고 일부 아이들과 남은 김솔음을 제외한 현무 1팀. 곽제강이 살살 긁어대는 탓에 팔 걷고 일어나 무력을 가하고자 하지만 바로 류재관에게 저지당한다. 이후 재난관리국의 재빠른 지원 덕에 무사히 귀가하지만 연구팀 건물을 뜨기 직전까지도 곽제강을 쏘아보는 양은 요원을 끌고 나가느라 꽤 애먹었다고.

잠깐, 눈 주변이 일렁인다고?
미친, 지금 나의, 마스코트의 본질을 꿰뚫으려고···!
분명 제정신이라면 하지 못할 짓이었으나, 그 양은 요원이다. 양은 요원이라면 무조건 감행할 것이다.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능력의 매개에게 겁을 주면 되지.

왠지 죄책감이 들지만··· 여기서 들키면 안정적인 탈출도, 소원권도, 모두 엉망이 될 터.
무엇보다 내 정체를 알아차린 양은 요원이 마스코트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순간, 일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안합니다, 호롱 님······! ㅡ 178화.

 

뜬금없이 유쾌 테마파크! 연구용 특별 진입에서 휘말린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투입되어, 골든 플라워 리조트에서 현무 3팀 팀장 해금, 요원 고명과 함께 등장. 처음 노란 마스코트 김솔음과 눈이 마주치고 긴가민가ㅡ 하더니, 기어코 그 본질을 꿰뚫고자 무모한 도전을 하지만, 순간 위협을 느낀 호롱의 경고로 무사히 넘어간다. 이후 직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민간인을 근무하게 할 바에야 자신이 현무 3팀 요원들과 같이 직원 역할을 하고자 자처한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낀 노란 마스코트, 즉 김솔음이 양은 요원을 거부하고 그저 투숙객으로서 골든 플라워 리조트에 머물게 된다. 사유는 마찬가지로 양은 요원이 가진 도깨비불 호롱. 지금 또한 충분히 위험한데 그녀를 자신의 일부로 만들게 되면 곧바로 정체를 들킬 위험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그 시각 마스코트에게 취업을 거부당한 양은 요원이 ···괴담에서 면접 입구컷? 아, 왜 짜증나지? 하고 불평하는 사이 제 옆에 다가온 불청객. “저기여, 요원님~ 나쁜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여?” 리조트 직원 복장을 입은 백일몽 주식회사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건 또 무슨 신종 사이비 같은 질문인지···. 마음 같아선 전부다 무시하고 시민이나 데리고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베테랑은 안다. 매뉴얼 따라 행동해도 어디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게 괴담이고 초자연재난이니까. 졸졸 따라다니는 돌고래 직원은 무시하나 섣불리 움직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아이들을 백일몽 주식회사에 넘기지 않고 무사히 데려와준 이유를 묻는 거야.”
“아이들의 소재를 곽제강 과장에게 넘기길 바라신 겁니까?”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하. 됐다.”
“예.” ㅡ 179화.
“수달 과장과 안면이 있으십니까?”
“······응?” ㅡ 179화.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 중 누구에게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나 단 한 사람, 도마뱀 가면을 쓴 자를 알아보고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대화로는 결코 원하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리고, 관리국으로 복귀하는 즉시 채서령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먹는다. 마스코트 세레머니를 실시하기 직전, 이성해를 통해 노란 구역의 위치를 알게 된 매직버니의 퍼레이드가 쳐들어오자 곧바로 곡도를 꺼내들고 전투 태세를 갖춘다. 그 순간 다시 나타난 노란 마스코트. 백일몽 직원들과 리조트 손님들을 은신처로 안내하는 마스코트 뒤를 얌전히 따른다. 해금 요원이 사인검을 사용해 마스코트 매직버니를 몰아내자 “내 인생 이 모습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장관이네~” 하고 중얼거리고 해금 요원에게 딱밤을 얻어 맞기도.

 

이내 매직버니와 함께 죽은 줄로만 알았던 노란 마스코트의 본체, 아니. 노루 형태를 한 괴이, 푸른 마스코트와 함께 붉은 구역으로 향한다. 푸른 마스코트의 도움으로 매직버니의 본체를 죽이고 블루드림 판타지랜드가 된 테마파크에서 무사히 탈출. 장허운의 신변을 넘겨받고자 노력하는 해금 요원 옆에서 동조하고 무사히 재난관리국으로 복귀한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관리국으로 복귀하는 즉시 채서령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먹은 것. 스치듯 지나간 주제이지만 양은 요원으로서 그냥 놓아줄 수 없는 묘한 기시감이,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백호팀 사무실에 숨어들어 무감한 얼굴로 마우스를 움직이던 손이 멈칫한 것은 이름 대목. ‘채서령‘은 가명이고 ‘성새아‘라는 이름이 본명으로 자리잡은 이. 그리고 그건 양은 요원도 아주 잘 아는 이름이었다. 제 가족 관계 증명서에서 수도없이 마주한 세 글자. 다름아닌, 오래전 자신이 실종된 사이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사망했다고 알려진 친 언니의 이름이었으니까.

 

못 본 사이 그녀에 대한 정보가 갱신되어 있었다. 그것도 최근 시점으로, 아주 많이. 현재 그녀의 소재가 재난관리국에서 관리 중인 유리감옥 하에 있다는 것. 현장에서 채서령을 붙잡아 이송한 요원, 심문관 역에 지원하고 심문을 자행한 요원 역시 자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을.

 

최 요원.

특이 사항 : 현무 1팀 내 근무 중인 양은 요원의 심문관 지원 확인됨. 수감자와 피로 이어진 관계라는 사실을 참고. 객관성 판단 미달로 불허 예정이었으나, 현재 심문관 역을 맡은 요원이 이견을 제시.

담당자는 과거 요원이 오염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 제외 가족, 지인, 일상적인 것을 포함한 모든 기억을 소실했다는 사실을 참고.

따라서 수감자와 요원 사이 인과 관계가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다.
허가 예정. ㅡ 167화.

 

당일 저녁 양은 요원은 수감자에 대한 심문관 변경 신청을 하게 된다. 죄라도 지은 듯한 얼굴로 서류를 건네는 최 요원을 힐끔 흘기고 고개를 돌렸다. 수감자가 이상할 정도로 순종적으로 진술한 만큼, 1일차부터 그 양이 결코 평범함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양은 요원을 마주한 최 요원의 얼굴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물든다.  채서령. 석 자 옆에 새겨진 다른 이름. 서류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양은 요원도 안다. 최 요원이, 제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 이런 짓을 벌이고 제게 숨긴 것도 크게 나쁜 의도는 없었음을. 텍스트 상으로 거론되는 제 이름에, 서류를 든 손이 흠칫하고 이내 다음장으로 넘어간다. 최 요원의 눈가가 미세하게 찡그려진다. 하지만 양은 요원은 아랑곳 않고 그를 지나쳐, 유리 감옥 안으로 발을 들였다.

“거··· 정말, 끈질기네. 요원님 일 참 잘하셔. 근데 인생은 때로 원수와 타협도 필요한 법···.”
“······.”
“······안녕, 양은 요원님. 우리 구면인가? ···왜, 연구팀 한복판에서 말이야.”
“아, 그래··· 이제야 이해가 좀 되네. 그날 왜 그리도 열심히 노려보나 싶었거든, 수달 과장.”ㅡ 167화.
“내가 이 바닥에서 좀 유명한가? 마주치는 인간마다 내 이름이나 직급을 달달이 외우고 있으니 원.”
“그 전적에 직급으로 지명 수배 안 오른 걸 다행으로 알아야지. 동기가 확실한 것치고는 고집이 없는 편이네.” ㅡ 167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서령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한 축에 속했다. 신체는 구속된 상태, 지난 3일 굶은 탓에 창백한 안색, 유리벽이 부딪히는 소리에 힘 없는 소리로 불평을 내뱉던 입이, 제 얼굴을 올려다보는 순간 굳는다. 여지껏 많은 악인 종자들을 봐왔지만, 도무지 그 백일몽 주식회사의 과장 급 인물이라는 걸 믿기 힘들 정도로 초췌한 몰골을 하고 미소지었다. 아마도 보고서에 적힌 바로 ‘약물 중독’에 대한 금단 현상 때문이리라. 그리 추측하고, 제 언니라고 주장하는 이를 마주하고도 양은 요원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겨우 이런 일로 감정에 파란을 불러오기에는 더욱 다사다난한 일을 지나치게 겪은 탓일까. 그 상태로 심문이 이어졌다. 사적인 것은 철저히 배제하고 정보만을 취득하려는 이와 그럼에도 극구 입을 닫고마는 자.

 

분명하게 지키고자 하는 확실한 대상이 있는 것처럼. 어쩌면 백일몽 동료들의 소재나 개인정보들을 캐내려 할 당시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담당 심문관으로 배치된지 하루, 이틀, 심지어는 1주가 되어가는 날까지도 성새아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울리는 구조 요청. 김솔음을 미행한 최 요원이 스파이 소동으로 한바탕을 벌이고 양은 요원 역시 통신장치 너머로 모든 걸 듣고 있었다.

“그 전에······ 이런, 비열한 쥐새끼가 숨어있을 줄은.”
호유원이 미소짓는다.
“참으로 재난관리국다운 방식이로군요.”

빠직! 최 요원의 표정이 멈칫하고, 점퍼 안주머니에서 소음이 터졌다.

“자, 이제 듣는 이도 없으니 편하게 대화를 나누어 볼까요?”
······통신장치?
또 다른 누군가 이 상황을 곧이곧대로 전해듣고 있었다고? ㅡ 171화.

 

그러나 호유원에게 도청 중인 것을 들켜 통신기가 터져버린 상황이다. 튀어나온 신음을 참고 통증이 느껴지는 얼굴을 재빠르게 감싸쥐었다. 그 자리에서 귀를 타고 흘러내리는 혈흔, 그러나 이깟 부상 따위 전혀 신경 쓸 겨를 따위 없다. 분명 김솔음이 ‘이사님’이라고··· 퍼뜩 고개를 들었다. 최 요원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몸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을 박차고 달려나가며 응급키트를 대충 꺼내들었다. 미리 언질받은 장소로 향했으나 그 자리에 남은 건 고물 택시와 피를 철철 흘리며 뒷자리에 앉은 최 요원 뿐이었다. 다행히도 부상이 조금 심할 뿐, 목숨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긴장이 풀리자 먹먹해진 귀가 온몸을 집어삼킨다.

 

호유원이 대놓고 힌트를 준 셈이니, 김솔음이라면 몰래 엿듣던 게 저라는 사실은 진작에 알아차리고도 남았겠지. 설상가상으로 양은 요원의 꼴을 보고 걱정을 내비치던 최 요원은 그저 자신을 믿어달라는 말만 남기고 연가를 낸다. 당시 양은 요원 역시도 관리국에 아무런 언질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는데··· 그 시각 믿을 구석이 존재하는 어떤 고형급 재난에 진입해 이 태사의 해결 방도를 찾던 차, 엎친 데 덮친 격 지산소 공양의식에서 일이 터졌다. 어르신에게 소식을 전해받은 양은 요원은 즉시 재난에서 탈출해, 참 알맞은 타이밍에 연락을 걸어온 류재관, 최 요원과 합류. 현무 3팀의 해금 요원에게 일시적으로나마 연락을 취해두고 다시 출동에 나선다.

현무팀의 전공.
“전통적 의미에서의 사악한 것. 그것의 퇴치.” ㅡ 200화.
이어진 공격. 쐐액ㅡ 뒤이어 양은 요원이 날린 곡도가 거친 바람 소리를 삼키며 지네를 포박한다.

“어르신!”

지붕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검에 붙은 날이 불타오르며 드러난 모습. ···노랗고 새빨간 부적.
검이 포승줄 역할을 하며, 모든 칼날이 부적으로 뒤바뀌었다. 꽈악, 검에서부터 이어진 끈이 팽팽해지며 지네의 발버둥 줄어든다.
최 요원이 작두를 하늘에 던지며 손에 든 도깨비불이 해처럼 밝게 타오른다. ㅡ 200화.

 

최 요원의 작두가 서낭당 지붕 아래로 꽂히며 도깨비불이 맹렬히 튀었다. 양은 요원이 날린 검이 지네를 포박하고 검결을 읊자 마지막, 시민들을 비호하던 류재관이 사악한 것을 봉인한다. 제때 지원을 나와준 세 선임 요원 덕에 재난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하지만 이내 마을 뒷편 우물에서 은하제를 마주하고 붉어진 눈동자. 양은 요원의 몸이 굳는 순간 최요원이 일침을 놓고, 은하제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호유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대청봉 범장군의 도움으로 김솔음에게 걸린 금제를 풀어내는데 성공하나 김솔음을 유리감옥에 넣는 것에 동의하고 세 사람 역시 그대로 관리국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심문관 역으로 지원한 최 요원은 객관성 문제로 규정 미달. 양은 요원 자신은 이미 성새아의 신변을 아래에 두고 있기에 불허. 유리 감옥에 들어간 김솔음의 상태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시민들을 구조하고 담배 몇 갑을 태우는 것뿐. 아, 물론 성새아에게도 협조를 강요했지만 그리 효력 있는 답변을 받지는 못한다. 그러던 찰나 류재관이 담당 심문관으로 배정받는데 성공하고, 그의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김솔음이 출소해서 안도하며 다시 막내를 맞이하고자 움직인다.

 

상사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김솔음을 도우며, 그간의 행적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하지만 김솔음은 대기실에 없었고, 그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올라온 사직서와 편지만을 발견한다. 김솔음이 남긴 편지를 읽고 아직 완전히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수정 동굴을 수색하기 위해서 대기실을 뛰쳐나간다.

 

3.2. 2부


오피스텔에서 마주한 백일몽 을 붙잡고자 저와 청동 요원을 호출한 최 요원의 부탁으로 다시 등장한다. 강이학을 체포하여 유리감옥으로 이송, 그에게 금과 옥으로 만든 장신구를 건네주고 노루를 아냐고 물어보지만 실종되었다는 대답만 듣는다. 하지만 곧이어 보안팀 슈트를 입고 있었던 김솔음의 외관을 설명하며 이런 보안팀 직원을 아냐고 질문을 하고, 이에 이동장 안에 있었다는 진술이 되돌아옴으로써 김솔음이 현재 백일몽 보안팀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양은 요원, 너 귀가···.”
“사라졌어.”
“······뭐?”
“포도 요원이, 우리 막내가. ···김솔음이.”
“야, 무슨 소리를··· 네가 지금 남 걱정할 처지야?”
“그러니 전부 말씀해 주셔야겠습니다.” ㅡ 221화.
작은 황금빛 들꽃을 보는 최 요원의 얼굴이 가라앉았다.
“이게··· ‘직원님의 일부’라고?”
“넵!”
그러나 양은 요원은 이것의 출처가 어디인지 알았다. 해금 요원과 협력 하에 진입한 테마파크형 재난.
“······골든 플라워 리조트?”
골든 마스코트. 그게 김솔음, 포도라고?

최 요원과 청동 요원이 고개를 돌려 양은 요원의 떨리는 눈을 마주했다. 이내 그들의 반응을 살핀 이성해가 해사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아, 그래! 음, 요원님은 그때 같이 있었으니 아시겠네여.” ㅡ 239화.

 

최 요원의 희생을 통해 김솔음이 실종된 직후 채서령에게 무엇이라도 알아내고자 심문을 가했지만 무엇도 얻지 못한 듯 보인다. 그리고 김솔음이 상자 속 구도자를 파헤칠 방법을 생각하는 도중 동공이 붉어진 상태로 최 요원, 류재관, 이성해와 함께 등장한다. 이어지는 239화에서 어떻게 이성해와 접촉했으며 지산마을까지 오게 되었는지 밝혀진다. 다름아닌 이강헌의 신분을 이용하여 이성해와 접촉하고 김솔음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도움을 받은 것. 이성해가 유쾌 테마파크! 에서 저를 만난 것을 서두에 올리며 말을 걸어오자 긍정으로 화답한다. 그러나 며칠 뒤 이성해에게 직원님이 실종됐다는 문자를 받고 다시 만나는 자리에서 김솔음의 흔적을 가져와 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리고 이성해가 가져온 황금빛 들꽃을 이용해서 그의 방향성을 알아낸다. 그렇게 류재관, 이성해와 같이 지산마을에 와서 김솔음을 찾아낸 것이었다.

 

하지만 이내 마주한 건 ‘상자 속 구도자’라고 불리는 사이비 교단의 초자연재난이었다. 정원 2명을 삼키면 27년 동안 고문 받다가 죽는. 이에 다같이 마주보고 앉아 해결 방법에 대해 상의하고자 하지만, 최 요원이 희생하려는 낌새를 보이자 호통을 친다. 그리고 그 순간 더 본격적인 행동을 몸소 보인 이, 호유원이 ‘악인 선별’에 대한 의견을 가장 먼저 낸 류재관을 상자 속으로 밀치고, 김솔음이 그를 구하기 위해 자진해서 뛰어든다. 최 요원과 양은 요원 두 선임 요원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 호유원의 웃음, 이성해 대리의 깜빡이는 눈, 은하제 대리의 찌푸림.

 

무력으로 상자를 부수거나 열고자 하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하니 상자를 바라보는 최 요원을 뒤로, 호유원이 얄미운 말을 던지자, 딸랑. 청량한 방울 소리가 울리고 쿵. 굉음이 울렸다. 최 요원의 의식용 작두가, 그의 손에서 춤을 춘다. 잠깐, 설마. 무겁게 고개를 든 양은 요원이, 선두로 곡도를 꺼내들었다. 최 요원이 하려는 행동의 저의를 깨달은 사람처럼. 그리고 돌아본 최 요원은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자신의 친구를, 동기를, 동료를··· 양은 요원을 바라보았다. 손에 유리 구슬을 든 채로, 마치 지금 자신이 하려는 일에 자신이 크게 반대할 것을 아는 듯.

 

양은 요원이 욕을 짓씹는 순간, 세상이 암전되었다. 은하제와 유리 감옥에 갇힌 양은 요원은 곧바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흐릿해진 현실감각. 뒤늦게 몰려오는 절망에 쿵, 바닥을 내리쳤다. 옆에 천진하게 앉은 은하제가 진정하라며 양은 요원을 달래고 있었지만 그녀의 귀에 들어오는 것은 먹먹한 분노 뿐이었다. 이름이 없는 자가 제물굿을 하면 어떤 꼴이 나는지 알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양은 요원을 배제한 것이다. 그냥 제게 맡겨두면 될 걸, 기어코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건 싫다고. 5분, 10분, 찰나 같은 시간이 억겹으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바깥에서 전해오는 반응은 없다.

 

그 시각 최 요원의 제물굿을 제지한 류재관은 유리감옥 속에 든 두 인영을 보고 경악한 참. 호유원까지 제압하는 데 성공했으니, 이대로 양은 요원님이 풀려나게 되면 최 요원님의 목숨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한 해 솔이었다.

“율 요원. 거기 있지?”

율 요원이 양은 요원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양은 요원님.”
“······.”
“혹시, 시야가 안 보이세요?” ㅡ 244화.

 

그로부터 몇 분, 아무리 화를 삭이려고 해도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떤 기점을 중심으로, 눈을 깜박인 직후. 놀랍게도 다시 정신을 차린 장소는 낯선 지하철 역사 속이었다. 그러나 양은 요원은 익숙지 못한 시야에 다시 눈을 깜빡, 다시 두 번 감았다 떠보았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왜인지 모르게 흐릿해진 시야. 그러고 보니 늘 영혼의 단짝처럼 저와 함께하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 바로 도깨비불 호롱. 이내 코끝을 스치는 익숙한 체취와 앓는 소리. 아마도 바로 옆에서 깨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해 솔에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줄 수 있겠느냐고 청한다. 해 솔에게 제 양 눈이 오드아이가 아닌, 일관적인 유리색으로 자리한다는 걸 확인받았다.

“최 요원 너 진짜 뒤진다.”
“양은 요원, 잠깐. 악!! 아 잠시만, 미안하다고!” ㅡ 244화.

 

어째서 도깨비불 호롱이 사라진 건지는 모르겠다만,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할 즈음. 양은 요원은 곧바로 들려오는 최 요원과 김솔음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양은 요원을 마주한 최 요원의 눈이 커진다. 해 솔이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모습을 흐릿하게나마 보았다. 이에 걱정한 최 요원이 성큼 다가와 양은 요원을 걱정하지만, 잊지 말아야하는 사실이 있다면 아직 제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 시야가 흐릿하고 말고를 떠나, 울컥한 양은 요원이 정확하게 최 요원의 멱살을 들어올렸다. 그래, 이전 화에서 해 솔의 추측이 무섭게도 맞아 떨어진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김솔음의 도움으로 깨어난 류재관은, 자신의 선임 요원이 다른 선임 요원의 멱살을 잡고 짤짤이를 터는 모습을 포착한다. 재빠르게 달려가 양은 요원을 타이르자 그제야 진정하고 최 요원을 내팽개쳤다. 두 사람의 소란 덕에 일행들은 대부분 깨어난 직후. 이들은 소실된 신체가 도로 생겨나거나, 저들이 가진 아이템 중 몇 가지가 먹통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은하제는 다른 곳에서 힘을 빌려오는 종류의 것들은 전부 해당하는 것이라고 추측. 시야가 흐릿하지만 어렴풋이 실루엣은 보이는 상태이기에 조금 불편해도 탐사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다.

 

해프닝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아무런 정보 없이 떨어진 곳이 세광특별시라고 불리는 멸형급 재난이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움직이는 구성원 전부가 베테랑이며, 드림팀에 가까운 조합이었다. 정비를 마친 일행들은 천천히 세광역, 임종의 숲길을 탐사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숲에 홀려 다시 역사 출구로 들어서며 무사 생환.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며 밥도 먹고, 기껏 찾은 해결책 앞에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 순간, 삿된 것으로부터 존재를 숨기기 위해 김솔음이 공수해온 아이템이 끊어졌다. 대합실에서 밀려 나온 안개가 통로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품에서 등불을 꺼내 간신히 제 주변의 안개만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나 그것이 전부. 들어오는 지하철을 향해 달렸으나 희미하게 보이는 최 요원의 실루엣 위로 올가미가 눈에 띄었다.

 

탁. 최 요원을 밀치고 훅, 올가미에 당겨 올라간다. 통증, 압통, 숨 막힘. ······죽음. 암전.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몸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오염용 의무실에서 눈을 떴다. 뇌를 넘어 얼굴 전체가 불타는 듯한 감각, 숨이 통하지 못해 몸 전체가 압박되어가던···. 일전 특정 재난 속에서 양 눈을 생으로 지진 전적이 있던 양은 요원은, 그것과 비슷한 고통을 마주한 직후였기에 현실로 돌아온 이후에도 마냥 평온한 일상을 지낼 수는 없었다. PTSD 반응 이상의 오염 증세로 장장 일주일간 물과 유동식만 섭취해 간신히 회복에 성공하고, 양은 요원은 머리맡에서 저를 걱정하는 도깨비불 호롱을 보고 눈 주변을 매만졌다. 현실에서 지워진 공간에 그들이 발을 들일 수 있었던 이유. 모든 게 꿈이었기에. 일행들은 모조리 세광역에서 올가미에 목이 매달려 죽었다가 깨어났다.

 

사태 발생 열흘 후, 일행들 모두가 지독한 후유증에서 간신히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완전히 회복한 상태로 세광특별시 경험자들과 함께 고기를 먹으면서 이성해의 행방에 관한 얘기를 나눈다. 대화는 자연스레 이성해를 구출하는 쪽으로 흘러갔고, 김솔음이 도마뱀 과장을 같이 일하면 좋을 사람으로 추천하자 황당해한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호유원이 나타나자 주변을 살피며 익숙한 듯 장비를 체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호유원이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성해를 구출하는 데 전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말하지만, 최 요원이 노골적인 적의가 담긴 말을 던졌다.

 

그로보터 며칠 뒤 호유원을 포함해 세광특별시 탐사대를 설립하겠다는 김솔음에게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고개를 젓는다. 또한 김솔음이 요원들을 탐사에 제외해 최 요원은 일행을 구하는 일에 현장 요원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세광특별시에 같이 가겠다고 말하자 그에 동조한다.

“왜 대답이 없어. 네 친구 브라운이 진행하는 토크쇼 너무 궁금한데.” ㅡ 258화.

 

차차 세광특별시 2차 탐사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던 차, 은하제에 의해 김솔음이 소지한 ‘브라운’이라는 이름의 인형이 토크쇼 괴담 사회자임을 알고 김솔음에게 인형의 정체에 존칭까지 써 가며 추궁한다. 장소를 이동해 은하제, 류재관과 함께 김솔음과 김솔음이 전하는 브라운의 이야기에 경청한다. 최종적으로 브라운이 고등급 재난이기에 김솔음과 억지로 떼어 놓으면 피해가 발생할 걸 우려해 선물을 빙자한 상태 추적 아이템만 달아 놓고 마무리. 다음 날, 추가 인원으로 이자헌도 섭외하는 데 성공했으며 호유원을 향한 적대감도 어느 정도 감출 수 있도록 정리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자헌이 추선 인선으로 백사헌을 언급하고 2차 세광특별시 진입 시도 30분 전, 여우 상담실에서 할미탈을 쓴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다.

 

세광특별시를 탐사하고 이성해를 구출하기 위하여 모인 인원이 대략적으로 추려졌다. 세광특별시 진입 시 도깨비불 호롱이 효력을 잃고, 눈이 흐릿해지는 양은 요원의 체질을 고려해 특수 제작한 안경을 소지한 채로 진입. 이번에는 보다 더 쉬운 방식으로 탈출하기 위해 백일몽에서 유래된 안락사 약까지 받았고. 이자헌 과장, 은하제 대리, 백사헌 주임, 김솔음 (1306666), 그리고 현무 1팀까지.

 

멸형급 재난 탐사를 위한 에이스팀이 다시금 세광역에서 하나 둘 눈을 뜨고 있었다. 잠깐의 장비 점검 시간 이후, 계획대로 역사 출구 밑에서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간 백사헌과 김솔음, 이자헌을 기다린다. 그리고 카드를 들고 있는 김솔음이 돌아오자 위험하지 않게끔 보조에 나선다. 선두에 선 류재관이 안개를 몰아내는 금줄을 펼쳐내고, 후방에 눈을 감고 앉은 양은 요원이 몰려드는 사기(邪氣)를 잠재우고자, 음기가 가장 강해지는 타이밍을 꼽아 징을 세 번 울렸다.[각주:3] 최 요원이 파마용 탄환을 쏘기 시작한다. 이번 탐사용으로 맞춰온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장비들.

“윽, 더럽게 아프네.”
“요원님까지, 정말······!”
“청동아, 목소리 낮추고. 알잖아. 난 현실에서도 눈을 감는 것에 익숙해서 문제 없다고.” ㅡ 267화.
“이곳이 돈을 얼마나 요구할지도 모르고. 이미 불구된 신체, 조금 더 우리의 안위를 위해 투자하는 게 낫지. 안 그래?” ㅡ 267화.

 

어느 정도 버텨내자 지하철이 역 안으로 들어온다.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어든 끝에 열차 안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 굉음과 함께, 일행들은 세광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일행들과 이곳의 열차와 승객들, 다음 역에서 마주할 것들에 대한 것을 논의하다보니 목적지에 가까워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이윽고 도달한 로얄 카지노, 신체를 담보로 코인을 수급하는 미친 도박장. 어떤 식으로든 카지노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코인을 교환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여기서 양은 요원은 김솔음이 허튼 짓 못하도록 마지막에 같이 들어가겠다는 핑계를 대고 가장 마지막으로 교환을 진행한다. 앞선 김솔음이 오른 눈을 거는 끔찍한 짓을 저지르자 재빠르게 손을 뻗었지만 그의 반사신경이 조금 더 빨랐다.

 

이에 류재관이 김솔음을 붙잡아 카지노 안으로 들어가고 홀로 남은 양은 요원이 내건 것은 자신의 왼 눈. 잠깐의 고통과 함께 왼쪽 눈의 시야가 사라지고, 피를 철철 흘리는 상태로 정문 안으로 발을 들이자 김솔음을 꾸짖던 류재관의 시선이 양은 요원에게 향한다. 은하제가 아이고···. 한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마주한 최 요원의 시선이 가라앉은 것을 알아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양은 요원은 제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후배에게 자신은 괜찮다는 말을 비교적 논리적으로 늘어놓고 있었다. 양은 요원은 확실하지 않은 것에 도박을 던질 정도로 무모한 요원이 아니다. 이를 아는 류재관 역시 양은 요원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지 한참을 김솔음과 저를 묶어 부르며 환장스럽다는 듯한 반응을 내보였다.

“안녕, 박하 요원.”
베테랑 요원의 시선이 눈꼬리를 따라 휘고, 친근한 선배의 미소를 흉내낸다.
그러나 전혀 인위적이지 않은.
보는 누구나 안심하게 만들 수 있는 따뜻함. 고영은을 가만 바라보던 양은 요원이 싱글벙글 웃었다.

“······저를, 여전히 박하 요원이라고 부르시네요.” ㅡ 271화.
텅 빈 왼 눈. 남은 유리빛 시선이 고영은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신규조사반 백호 2팀의 박하 요원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과연 들소 사원과 안면이 있는 내가 몰랐을까?” ㅡ 271화.

 

최 요원의 저지로 두 사람이 실랑이가 잦아들고, 카지노 탐색을 시작한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들은 2차 탐사를 계획하게 된 주 목표를 한 가지 마주할 수 있었다. 한쪽 눈이 없는 상태에서 딜러 형태로 오염이 된 이성해. 몸 곳곳 어색하게 끼워 맞춰진 신체를 미루어 보아 완전한 이성해가 아닌 ‘머리’만 그녀를 빌려 재조립된 괴담 주민이었다. 이성해를 무사히 탈출시키기 위해 카지노에서 정보를 모으고자 흩어진지 얼마 안 된 시점,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마주한다. 백일몽 주식회사의 산양 사원. 그리고 현무 1팀에게는 박하 요원 쪽이 조금 더 친근한 것으로 불리우는 자, 고영은.

 

고영은의 도움으로 오염되기 전 이성해의 행적에 대해 알아내고, 카지노에 대한 정보 역시 어느 정도 얻어냈다. 이제 그녀에게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코인을 불러 VIP룸으로 들어가는 것뿐. 김솔음과 최요원이 기지를 발휘해 코인을 금세 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고영은을 제외한 다른 일행들과 함께 카지노의 VIP룸에 입장하여 이성해의 신체 부위를 얻기 위해 러시안 룰렛을 한다. 차례대로 방아쇠를 당겨 은하제가 사망하고 류재관의 머리가 터지는 모습까지 보고서야 양은 요원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그리고 한 발, 공포탄. 두 번째에서도 공포탄. 마지막 발을 앞둔 양은 요원은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겨 사망한다.

 

결론적으로 세광특별시에서 사망하면 현실로 돌아온다는 가설이 맞아 떨어졌다. 그렇기에 양은 요원도 지금 여우 상담실의 회복실에서 깨어난 것이겠고. 일행들 모두가 무사히 깨어나는 것을 확인한 직후, 이성해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이 이들을 반겼다. 그러나  다리를 붙이지 못해서인지 이성해의 다리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김솔음도 마찬가지였으나, 연기를 통해 이동이 가능하기에 별 지장은 없었다. 이성해에게는 다리를 쓸 수 있는 아이템을 맞춰주기 위해 은하제, 이자헌, 이성해, 김솔음 네 사람은 백일몽 주식회사의 별관으로 향한다. 해당 일에 이건 백일몽의 일이니 요원들은 빠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이야기하는 은하제에게, 양은 요원 역시 동의하며 팀원들을 돌아본 참이었다.

 

물론 굳이 말 안 해도 현무 1팀은 다른 현무팀의 콜을 받고 대체 근무를 하느라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지만 말이다. 나흘 간의 업무 활동 끝에 다시 마주한 김솔음은 다른 새로운 인력을 데려와 세광특별시 3차 탐사를 나설 거라는 폭탄 발언을 내뱉었다. 얼굴도 볼 수 없을 만큼 오염된 자, 그리고 김솔음의 스파이 소동이 있던 날 최 요원을 제압하고자 나선 보안팀의 직원. 사실을 아는 최 요원과 양은 요원, 누가 봐도 위험할 것이라 판단한 류재관 역시 당연히 반대했지만 보안팀 직원이 하는 말이 생각보다 더 논리적인 것이었다.

“채서령 과장에게 협력하는 괴담 주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또···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인데. ······응? 무령 요원.” ㅡ 271화.

 

이에, 뜬금없는 이자헌의 추천으로 정말 마지막 방지책 겸 추천된 특별한 인선이 한 명 있었다. 바로 채서령. 현재 자신의 신분을 완전히 버리고, 지금은 초자연 재난관리국에서 무령 요원으로 근무 중인 성새아. 양은 요원의 눈썹이 살짝 올라가고 최 요원이 그에게 더 자세한 사유와 실종된 채서령의 소재지를 물었다. 양은 요원을 통해 ‘그냥’ 알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자헌을 향해 한숨을 쉬고, 결국은 최 요원과 양은 요원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의사를 물어 오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이들은 절대로 거짓말로 상황을 얼버무릴 만한 위인들이 아니라는 걸, 바로 며칠 뒤 성새아를 스카웃하는데 성공해 여우 상담실 앞에 데려다 놓았다.

 

그리고 이루어지는 마지막, 인원 체크. 이성해는 당연하게도 제외였다. 카지노역에서 눈을 뜨는 순간 딜러로서의 오염탓에 큰일이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또한 실종이 길었기에 회사에 복귀해서 처리할 일이 많기도 하고. 다음으로 제외된 인원은 이성해에게 끌려 나가는 백사헌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정리된 인원은 다음과 같다. 이자헌 과장, 은하제 대리, 서량우 대리, 성새아 (무령 요원), 김솔음 (1306666), J3 (경비반장). 그리고 박민성 주임 (오염됨).

“현무 1팀.”
“······.”
“아무래도 우리가 대단한 걸 잊어버린 모양이다.” ㅡ 278화.

 

믿음은 안 가지만 현무 1팀과 요원들은 현실에 남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기에 눈 질끈 감고 이들을 보내주었다. 뭐, 여차하면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성사아까지 꾸려 넣었으니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그리고 이자헌에게 성새아와의 연락 수단을 넘긴 당일. 양은 요원을 포함한 현무 1팀은 간단한 짐들만 챙겨들어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강원도 지부, 지하 33층의 비밀 서고로 향했다. 도깨비불에게 메밀묵을 뇌물로 선물하면서 알아내고자 한 건, 다름아닌 멸형급 초자연재난에 대한 정보. ‘세광특별시’에 대한 기록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그리고 세광특별시 3차 탐사를 무사히 마치고 복귀한 김솔음, 성새아와 알아낸 기록를 끼워 맞추기 위해 다시 만난다. 최 요원이 세광시를 탐사하며 재난관리국 요원들의 흔적도 같이 찾아볼 것을 부탁하자 두 사람이 알아온 정보는 출동구조반 ‘청룡팀’에 대한 사실. 3차 탐사, 한빛도서관 내부 시설에서 재난관리국 요원들의 흔적을 발견한 것. 단 하루 만에 6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참상이기에, 도시의 존재 자체를 봉인하고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그 재난을. 그리고 김솔음이 요원들의 흔적이라며 꺼내든 아이템은 찢어진 부적이었다.

 

류재관이 부적의 쓰임을 알아보고, 현무 1팀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부적을 얻기 위해 그의 예전 직장인 이정책방으로 향한다. 자신의 연가를 소모하긴 했으나, 해금 요원에게 아주 개인적인 핑계를 대고 온 성새아는 해금 요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위해 재난관리국으로 복귀. 책방 사장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거래에 성공하고 〈■■십진분류법〉 을 통해 벽사 부적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도깨비불들을 다수 섭외해 골든 플라워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만든 뒤, 이제 남은 건 다시 김솔음이 이른 재난으로 진입해 부적의 효력을 보는 것.

“용궁도 다녀왔는데 고등학교라고 무슨 일 있겠어?” ㅡ 286화.

 

바로 다가오는 그믐날. 불법 텍스트본을 읽고 해금 요원, 최 요원, 성새아, 이자헌과 함께 세광공업고등학교에서 깨어난다. 흉터 하나 없이 말끔한 외양.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흑단발, 투명한 유리색으로 빛나는 눈. 역시, 외관을 바꾼 것이 맞았나. 성새아를 본 양은 요원의 눈이 한 차례 커지고, 어릴 적 모습을 보니 자신과 지독히도 닮은 모습에 놀라는 것도 찰나.

 

꾸물거릴 시간 따위 없었다. 곧바로 최 요원과 함께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 류재관, 해 솔, 김솔음과 합류한다. 학생과 오류가 협력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양호실까지 갈 수 있다는 미친 아이디어에 승부수를 걸고, 점등할 때마다 김솔음을 든 채로 이동한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온갖 구조 요청을 이 악물고 무시하고 달리길 수십 번 반복. 현무 1팀은 무사히 양호실에 발을 들이는 데 성공하고, 정말 그 작전이 먹혀든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곳에서부터. 김솔음이 뒤뜰로 뛰어들어 새 부적으로 교체했으나, 그 효력이 먹히지 않고 꺼져버린 것이다. 곧바로 창문을 타고 들어온 학생, 아니 김솔음이 소리쳤다. 방진을 훼손시킨 유리초롱까지 부적을 일부였고. 해금 요원이 유리 초롱을 소지 중이라는 사실을 아는 최 요원이 김솔음을 진정시키고 일행은 다시금 양호실을 뛰쳐나왔다. 피투성이가 된 복도를 뛰어서 미친듯이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그리고 마주한 광경. 서로를 인지하기 시작한 학생과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울고 패닉에 빠져 아비규환이 되었다.

“···팀장님?” ㅡ 286화.
“무령 요원.”
“무사히 얼굴 비춘다고 약속할게. ···적어도 이번에는 말이야. 해금 요원님도, 나도.”
“요원 애송이 주제에 선배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 아주.” ㅡ 286화.

 

자신들이 깨어난 교실로 들어가 곧바로 해금 요원을 찾았다. 안도할 새도 없이 5층에서 선생님의 이름을 쓴 끔찍한 괴물 덩어리가 밀고 내려온다. 그러나 해금 요원, 양은 요원과 최 요원, 류재관이 마주한 것은 조금 다른 무언가. 거대한 갈비뼈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내장이 드러날 듯한 형상 속, 긴 머리를 늘어뜨린 인간의 상반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 뭉개져 내려 허름한 상반신. 허리가 한 움큼 잘려 나가고 머리는 절반이 없는 것. 그것이 입고 있는 헤진 점퍼는, 분명하게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것이었다. 그래, 현무 1팀의 팀장. 어르신으로 존재하는, 박홍림 요원.

달을 머금은 빛이 잔잔히 일렁인다. ㅡ 287화.

 

오염의 형상이 가까워지자 요원들 역시 더욱 분주해졌다. 다른 요원들을 따라 류재관을 보조하고 희생하고자 마음먹지만, 김솔음이 앞문을 열고 뛰쳐나가 선생님의 시선을 끌자 욕을 중얼거린다. 좀처럼 저와 해금 요원의 곁에서 떠날 생각을 못하는 성새아에게 무사히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최 요원을 따라 5층으로 향한다. 그리고 최 요원이 먹히기 직전, 해금 요원과 나타나 포승줄 형태로 변해 작용하는 곡도로 선생님을 포박한다. 찰나라도 좋으니 시간을 벌 수 있도록. 김솔음이 유리 손포를 든 최 요원을 향해 이곳 오염에 최적화 된 탄환을 던진다. 장전을 마친 최 요원이 강당 바닥을 향해 탄환을 쏘았다.

 

절묘한 위치에 틀어박힌 그것들은 마치 지산마을에서 그러했듯이 서로 연결되며 공간을 바꾼다. 현무팀의 봉인 절차대로. 의식 공간의 정화, 삿된 것이 깃들기 좋은 환경을 몰아낸다. 알맞은 정화의 축사를 받은 탄환에 의해 강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본래 이 학교 강당의 온전한 모습이. 그리고 해금 요원이 다음 수를 던진다. 김솔음에게 사인검을, 현재 이 학교의 학생이 된 그가 삿된 것을 몰아낼 수 있도록. 결을 따라 낭송된 주문이 공간 전체를 울리며, 검을 내리치는 순간. 푸른 벼락이 내리꽂혔다. 선생님을 이루던 신체가, 불완전한 채 일부만 남은 몸들이 강당의 바닥으로 무너진다.

 

하나 아직 오염의 주체를 완전히 없앤 것이 아니기에 선생님은 다시금 깃들 것이다. 그렇기에 류재관이 획을 긋는 것을 도우러 가야만 한다. 박홍림 팀장의 상반신에 붙어있던 부적을 회수해 3차 탐사에서 회수한 부적과 이어붙였다. 김솔음을 돕기 위해 몰려든 일행들이 다시 다급한 발걸음을 재촉해 1층으로 뛰어 내려간다. 양은 요원은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빛이 새어나오는 교실, 복도의 광경을 보고 침음했다. 유리 손포와 끊어진 포승줄을 삼키는 살점들. 오염을 몰아내기 위해 어떤 처절한 사투를 벌이던 요원들의 사지가, 벽에 박혀 버둥거리고 있었다. 발을 디딘 교실에서 획을 긋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 탓에 저들을 돌아보지도 못하는 류재관세광공고의 학생, 신입 요원인 성새아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애써 침착한 척 하지만 다소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선 뮤령 요원과 시선을 마주친다. 해금 요원의 간단한 격려 이후 이결에게 이곳에 재난의 날이 터지기 이전에 대한 자초지종을 전해들었다. 류재관이 획을 완성하자 새로운 부적을 심을 ‘외부’의 장소를 찾기 위해 도서실로 뛰어간다. 그러나 한빛 도서관으로 향하는 통로는 이미 막힌 상태. 선생님 역시 이미 코앞까지 따라온 상태다. 찰나의 순간 김솔음이 소화전의 ‘외부’ 장소를 찾는 데 성공하고 이 결이 희생함으로서 ‘검은 그늘 속에서’의 진정한 엔딩을 보고 종결시킨다.

“모로가든 도로가든, 파훼법만 찾으면 그만이지.” ㅡ 290화.

 

재난이 무사히 종결되었지만, 사망한 요원들은 ‘세광공업고등학교’의 학생 신분으로 잠들 수밖에 없었다. 깨어난 직후 세광시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묻는 호유원과 의견에 마찰을 빚는다. 그러나 양은 요원은, 현무 1팀은 학생들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들을 구해낼 것이다. 호유원과의 만남은 그 즈음에서 마무리. 이제 이들 앞에 남은 건 ‘검은 그늘 속에서’를 종결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해금 요원에게, 사건의 전말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일이었다. 현무 1팀이 예상한 바와 같이 해금 요원은 이들의 말을 생각보다 더 진중하게 받아들였고, 추후 탐사 시 일손이 필요하다면 보태겠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자리를 떴다.

“누님은 알아? 네가 수달 과장으로서 이 자리에 나온 거.”
“······나비 대리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어.”
“그 인간 말종?”
“잘 아네.” ㅡ 295화.

 

현무 1팀과 관리국으로 복귀 후 밀린 보고서를 정리하며 뒹굴거리다 맞은 다음 날. 은하제로부터 특별 프로젝트 팀의 회식이 예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호유원은 저들을 초대하지 않았지만, 당연하게도 이런 중대사에 현무 1팀이 빠지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백일몽과 다른 이유로, 여러 이유로든 정장을 입을 만한 일이 넘쳐나는 재난관리국의 요원직이다. 각자의 정장으로 환복 후 지난 2차 탐사 당시 구비해둔 하회탈을 꺼내든다. 저들 개인적인 사심으로 어떤 음모가 판칠 거라고 상상한 회식 자리는 기대와 달리 아무런 헤프닝도 없었다. 그저 그곳에 자리한 놈들을 지금 당장 유리 감옥에 처넣지 못한다는 게 한이었을 뿐. 무령 요원 대신 ‘수달 과장’이 자리한 어이없는 광경을 마주하기도 했고.

 

아무튼 회식 이후, 특별 프로젝트 팀은 즉시 세광특별시 4차 탐사에 나서기로 했으나 지난 그믐 밤의 참사로 인해 일손이 부족해진 재난관리국은 그에 상응하는 일손을 다시 불러와야 할 터였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최 요원과 양은 요원은 당연하게도 탐사에서 제외되었고, 대신 청동 요원과 무령 요원이 김솔음의 감시역이자 재난관리국의 대표 탐사 인원으로 나선다.

“내가 다녀올게.”
“누군가는 기다려야지. 깨어나면 잘 다독여주고.” ㅡ 295화.

 

관리국에 남은 양은 요원과 최 요원은 각자 같은 이유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기 시작했다. 휴직을 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퇴사한 이들을 직접 찾아 설득하고 모아보길 며칠, 세광특별시에 들어간 이들의 안부를 점검하는 일도 놓치지 않았다. 최 요원이 바쁘다면 양은 요원이 확인 후 전달하고, 양은 요원이 바쁘다면 최 요원이 달려가 확인하는 식으로. 특별탐사 팀의 복귀가 늦어지자 호유원을 닦달하기 시작했으나 그에서는 무엇도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돌려받았다. 그렇게 며칠을 같은 하루를 반복하던 차, 일손이 부족한 탓에 대기 중이던 현무 1팀에게 구조요청이 배당된다. 그나마 필요로하는 인원은 하나, 두 사람 전부 자리를 비울 필요는 없다.

 

최 요원이 갈등하는 사이 양은 요원이 먼저 이견을 들이밀었다. 자신이 움직일테니 넌 이곳을 지켜달라고. 겨우 고형급 재난이나 방심은 금물이지만, 늘 그렇듯 무사하라는 덕담과 함께 최 요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기나긴 세월 밥먹듯 뛰어다니던 길이지만 멸형(滅刑)급 재난에 진입한 후배와 동료들에게 소식이 없는 탓일까. 어쩐지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온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베테랑, 최 요원은 아직까지도 죽은듯 잠든 동료들을, 양은 요원은 지금 제 옆에 선 현무 2팀의 신입 요원까지 책임져야만 한다.

 

주변 탐색부터 요구조자 파악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진다. 문제가 있다면 본래 쓰던 탈출 루트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것. 이거, 매뉴얼이 또 갱신되지 않을까 싶은데··· 신규조사반이 야근 좀 하게 생겼네 그런 생각도 해보고. 근방을 탐색한 뒤 별다른 방법이 없을 때, 보통의 요원이라면 ‘요원이 살아야 더 많은 사람이 사는 거라고.’ 분명 오방끈을 자신에게 사용하고 탈출을 종용할 것이다. 하지만 양은 요원은 자신의 주머니에 남아있던 오방끈을 시민에게 건네고, 현무 2팀의 신입 요원에게 당장 이곳에서 탈출하라고 일렀다. 허둥지둥 끈을 받아드는 시민과 달리 그 옆에 선 신입 요원은 저를 돌아보며 붙잡는다.

“자··· 이제 어떡한다.” ㅡ 295화.

 

물론 이 역시 예상했다는 듯 거짓과 진실을 오묘하게 섞어 신입 요원을 안심시키는 양은 요원이었지만. 시민과 요원이 탈출하고 남은 자리에 양은 요원이 홀로 남았다.


4.
소실


맨 정신으로 불에 달군 작대기가 눈에 들어오는 감각. 아프다. 눈이 타들어간다. 살이 녹는 냄새가 머리 깊숙이 스며들고, 세상이 붉은 안개처럼 뒤틀린다. 심장은 도망치려는 듯 미친 듯 뛰고, 머리는 흰색과 검정 사이를 번갈아가며 번쩍인다. 두 눈이 불구가 되었다는 사실보다 그 한 점에 집중된 모든 신경의 비명이 더 끔찍하다.

 

이대로 죽으면 다행인 건가? 생각하는 순간ㅡ 그 자리에서 쇼크로 죽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인지. 구조 요청을 받고 들어온 요원들이 저를 애타게 부르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든 감각이 무너졌다. 뜨거움도, 아픔도, 분노도 서서히 하나의 색으로 녹아내린다.

 

검은색. 그래, 세상이 암전되었다.

 

양 눈이 모두 불구라는 사실. 앞을 볼 수 없다는 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공포.

 

사건 직후 의식을 무사히 되찾았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병상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밖에 없었다. 앞을 보지 못하면, 걸을 수가 없으니까. 칠흑 같은 어둠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잡아먹었다. 의도하지 않아도 온 몸에 자리한 신경이 곤두서서, 피곤한 감각··· 초자연 재난관리국의 베테랑 요원이지만, 결국 양은 요원도 사람이니까, 무서우니까. 죽음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으니 다행인가, 그런 생각도 해보고. 소식을 접한 최 요원이 재빨리 달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헐떡이는 숨을 삼키고, 전혀 서두르지 않은 척, 병실 문 열고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아, ···양은 요원. 나 여기 있어.” ㅡ 特 에피소드

 

그리 끔찍한 몰골은 아니었다. 그저 얼굴을 마주하면 눈이 보여야 할 위치에, 머리 전체 빙 둘린 붕대가 자리한다. “아, 왔어? 보다시피 내 상태가 이래서~ 나 누구게~ 알지? 목소리 한 번만 들려주면···.” 하고, 양은 요원은 이제 초자연적인 도움 없이는 앞을 볼 수 없다. 자신이 누군지조차도 알아채지 못했으면서, 전혀 괜찮지 않으면서. 최 요원이 성큼 다가가 의자에 앉고, 동료의 손을 잡는다. 양은 요원이 입을 열었다. 왜 네가 울상이냐고.

 

오염치료와 간단한 재활을 병행하고 한 달이 조금 넘어가던 날. 뒤 간단한 검사 몇 가지 후 양은 요원은 무사히 퇴원해도 괜찮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의지로 요원직을 이어나가기 위해 도깨비 시련을 통과하고 맞춤 도깨비불 호롱을 지급받는다. 비록 최 요원이 이거 몇 개야? 제대로 보이는 거 맞지? 하고 호들갑 떨며 염병을 하고 있었지만···.  다시 밝아진 세상은 눈 앞에 보이는 어떤 것보다 아름다웠다.


  1. 당시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이 포착되는데 선척적으로 동물 친화력이 좋지 않은 양은 요원 체질 특성상 이전에도 재난 속에서 비슷한 피해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 혹 저로 인해 동료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앞서 경계한 것이다. [본문으로]
  2. 참고로 서술하자면, 채찍 형태로 변한 곡도는 포승줄 역할도 함께하지만 양은 요원이 단죄를 내리고자 마음먹지 않는다면 그저 아무 효과 없는 밧줄이나 다름없다. [본문으로]
  3. 돌이킬 수 없는 부상 이후,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에서도 다년간 시력 없이도 음과 양을 감지하는 능력을 익혔다. 세광특별시 내에서는 도깨비불 호롱의 도움을 빌릴 수 없으니 현실에서보다 못하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눈을 감아 이러한 체질의 활용한 것. 실제로 다른 건 몰라도, 삿된 기운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초기 대응을 위한 준비는 재난관리국 내에서도 누구도 양은 요원을 따라올 자가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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